팀의 승리를 지킨 애킨스의 마지막 슬라이더는 정말 멋지더군요.


리그 1위팀이자 자이언츠에게 언제나 극강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SK에게 위닝시리즈를 거두고 이번주도 4승2패라는 훌륭한 성적으로 마무리 했습니다.
벌써 3주째 계속해서 위닝시리즈의 주간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번주는 올시즌 상대전적에서 밀리고 있던 LG와 SK를 상대로 모두 위닝시리즈를 했다는 점에서 더더욱 기쁘네요.

지난 경기에서 승준이가 완봉승을 거두면서 SK만 만나면 이상하게 자기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말리는 경기를 계속하던 자이언츠가 차분하게 경기를 하고 1점차의 리드를 지켜서 승리했다는 점에서 이제는 SK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털어버릴 때가 된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팬들이 편하게 관전하는것을 절대 용서치 않는 자이언츠답게 마지막까지 심장을 조이는 경기를 보여준 자이언츠 선수들에게 정말 수고했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부상선수도 많고 여기저기 아픈선수도 많은데 아픈몸을 이끌고 승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싸워준 우리선수들 고맙습니다.

1. 조금씩 성장해가는 정훈이.

지난 등판에서 4실점을 하고 패전투수가 되지는 않았지만 팀의 패배를 지켜봐야 했던 정훈이는 올시즌은 자신에게 있어서 공부의 과정으로 생각한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삼진은 많이 잡지만 매번 위기상황을 넘기지못하고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본인도 아마 많이 괴로웠겠죠.
시즌초반 팀이 한참 어려운 과정에 있을때 모두가 정훈이가 연패를 끊어줄거라는 기대를 하던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자신이 연승을 끊어먹는다며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더 좋은 투수로 가기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했죠.

그런과정을 겪고있는 정훈이에게 있어서 아마도 지난 경기에서 승준이가 SK에게 완봉승을 거두는 장면이 아무런 감흥을 주지않았을리가 없습니다. 자신도 그렇게 멋진 승리투수가 되고싶다는 그런 마음이 들지 않았다면 같은 선발투수로서 자격이 없는것일테니까요. 그런 마음만큼 정훈이는 초반의 위기를 잘 이겨내고 6.2이닝 2실점이라는 기록으로 오랜만에 QS와 함께 승리투수가 되었습니다.
비록 스스로 이날의 기록에 만족하지 못했는지 경기가 끝난 후에도 그다지 얼굴이 밝지는 못했지만 그동안의 부진을 생각해본다면 회복해가는 과정으로서 충분히 괜찮은 경기였죠.

자신의 스플리터에 대해 많은 준비를 하고 나왔는지 2스트라이크 이후에 던지는 스플리터에 좀처럼 속지않는 SK타자때문에 애를 먹었다고 이야기한 정훈이는 최근 의도한대로 구위가 나오지 않는 포심패스트볼 대신에 2회부터 투심을 주로 던지고 커브를 섞어가며 투구했다고 하더군요.

정훈이와 약속했던 전광판 사진.


아무리 정훈이의 스플리터가 훌륭한 구질이라고 하지만 분명히 직구와 스플리터만 가지고는 좋은 투구를 할 수 없습니다.
훌륭한 포크볼을 가지고 있음에도 너무 포크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고전하는 경우가 많았던 승준이가 올 시즌 커브의 비율을 높이고 서클체인지업까지 섞어던지기 시작하면서 좋아진 사례만을 봐도 다양한 구질을 던질 수 있다는것이 얼마나 타자들과의 승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승준이가 6월들어 엄청난 페이스의 투구를 하고있는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다양한 구질의 활용도 그 이유중 하나라는것은 분명합니다.
본인도 그런 스플리터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것을 느끼고 있을테니 어떤게 달라져가는지를 지켜봐야겠죠.

예전에 정훈이와 했던 약속처럼 자신이 승리투수가 되었을때 찍어달라던 경기가 끝난후 전광판 사진을 찍어서 보여주었더니 SK에게 내준 1회와 4회의 1점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게 0이었어야 하는건데"라며 아쉬워하는 정훈이를 보면서 더 잘하기 위해서, 더 발전하기 위해서 욕심을 부리는 정훈이는 분명 그렇게 될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간에 어깨부상도 있었고 아직 생각처럼 잘 되지않는 부분도 있겠지만 잘 이겨내고 승준이, 원준이와 함께 자이언츠의 전성기를 이끌 영건으로 우뚝서는날을 기다려야죠.
SK를 상대로 승리투수가 되었다는것은 그 자체로 충분히 의미가 있는것입니다.
정훈아 오랜만의 승리투수 축하한다!!



2. 자존심을 건 싸움.

객관적으로 볼때 SK와 자이언츠는 서로 자존심을 걸고 싸운다는 말을 하기에 민망할만한 상대전적을 가지고 있죠.
작년 시즌에도 그러했고 올시즌에도 이번시리즈를 위닝시리즈로 마무리했음에도 4승 8패로 절대적인 열세이죠.

하지만 SK의 김성근감독님은 그렇게 압도적인 자이언츠에게 강하지만 자이언츠에게는 조금도 느슨한 모습을 보이지 않습니다. 시즌이 시작되기전 미디어데이에서도 밝혔듯이 훈련을 많이하지 않는다고 알려진 자이언츠에게만은 절대 지고싶지 않다고 박경완이 밝혔을정로 자이언츠에 대해 적대감(?)을 공공연하게 드러내고 있죠.

실제로 작년시즌부터 SK와의 경기를 보면 어떤희생을 치르더라도 자이언츠에게만은 지지않겠다는 그런 느낌을 주는 경기가 정말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로감독님은 어떠했을까요? 언제나 시즌을 길게보고 한경기, 한경기의 승리를 위해 절대 무리하지 않는 스타일의 로감독님이지만 한팀에 대한 상대전적이 이정도로 심각하게 밀리고 또 SK와 경기만 하면 이상한 일들로 서로 엮이다보니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정도로 상대전적이 압도적으로 밀리는데도 반드시 이기겠다는 승부욕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승부의 세계에 사는 감독이라고 할 수 없겠죠.

그런만큼 양팀의 경기운영은 김성근 감독님은 작년부터 자이언츠를 상대해오던 모습 그대로 그리고 로감독님도 평소와는 다르게 조금은 무리를 해서라도 반드시 이기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평소의 로감독님이라면 홍성흔, 이대호는 아무리 본인들이 출전의지가 있다하더라고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을테고 정훈이는 7회위기에서 아마도 스스로 마무리를 짓도록 내버려두었을테죠.
하지만 어제경기에서 로감독님은 승준이가 발판을 마련한 SK전의 악몽떨치기를 이어가야한다고 생각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결과적으로 그런 승부수들은 결국 성공을 거두었고 9회 노련한 최기문을 송구능력좋은 성우로 바꾸는 파격적인 기용을 선보인 끝에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죠.
김성근 감독님도 이미 3일째 연투했던 전병두를 다시 등판시키며 승부에 의욕을 드러냈지만 어제경기는 결국 자이언츠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작년시즌 자이언츠에게 스윕을 당하고나서 한숨도 자지못했다고 이야기했던 김성근 감독님이 이번에는 어떤 준비를 해서 다음번 맞대결에서 어떤 야구를 들고나올지 궁금해지는군요.
그동안 수많은 경기들을 져오면서 SK를 상대할때 어떤 야구를 해야 이길 수 있는지를 배워온 자이언츠 선수들은 더이상 SK만 만나면 작아지던 그모습이 아니니 다음 맞대결이 정말 기대됩니다.

언제나처럼 감독님은 평온한 모습이었지만 경기운영은 승리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않는 그런 운영이었죠.


3. 승리의 원동력은 수비.

숨을 크게 쉬기도 힘들만큼 아슬아슬한 한점차의 리드를 지켜내고 승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두명의 정훈과 애킨스로 이어지는 투수들의 훌륭한 투구에도 있었겠지만 단 한차례의 실수도 하지않고 호수비로서 투수를 도와준 야수진들의 침착한 수비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3주동안 계속해서 위닝시리즈를 계속해오고 있는 자이언츠를 보면 분명 작년처럼 폭발적인 타력으로 상대팀을 누르는 야구를 하고있지는 못하지만 작년시즌보다 좋아진 수비력과 불펜진 그리고 짜임새로서 지키는 야구를 상당히 잘해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작년시즌 여름에 접어들면서 한참 부진에 허덕일때만큼이나 빈약한 타선의 득점력을 보이고 있음에도 탄탄해진 수비력으로 리드를 지켜나가는 올 시즌의 자이언츠는 분명 강팀이 갖추어야할 조건을 조금씩 더 갖추어가면서 계속 성장해가고 있죠.

그리고 그런 야구를 하는 중심에는 우리의 조주장이 있었습니다.
1회말 투런홈런으로서 결승타점을 올리기도 했지만 그보다 더 멋진 장면은 팀이 위기에 빠졌을때마다 흐름을 SK에게 넘겨주지않도록 수비로서 투수들을 도운 장면이었습니다.
경기가 끝난 후 정말 멋진 수비였다는 말에 조주장은 누구나 다 하는거라고 겸손한 말을 했지만 분명 2루수로서 보여준 조주장의 플레이는 팀을 승리로 이끄는 매우 소중한 플레이였죠.

건강한 몸으로 그라운드에 설 수 있다는것 그자체만으로도 감사하다고 언제나 이야기하고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로서 팀 동료와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이는 조주장은 자이언츠에게 너무나 소중하고 고마운 선수입니다.
그토록 이기고싶었던 SK를 상대로 위닝시리즈를 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 조주장님 고마워요!!



4. 팀의 일원으로서...

경기가 시작되기전 인구는 "오늘 1번타자로 나가니까 무조건 공 많이봐야죠"라면서 자신의 역할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고 경기에서도 그 말처럼 SK의 선발투수 카도쿠라를 괴롭히고 무너뜨렸습니다.
무릎이 많이 안좋은 상태에서도 홍성흔은 어떻게든지 팀에 도움이 되려고 통증치료를 받아가면서까지 경기에 나섰고 2안타를 때려내며 팀에 도움을 주었고 민성이는 9회 실점위기에서 집중력을 잃지않고 멋진수비로서 애킨스를 도왔습니다.
대호는 경기가 끝난 후 아픈 손과 발이 어떠냐는 질문에 "팀이 이기면 안아프다"며 웃더군요.

그리고 위에 이야기한 선수들 외에도 모든선수들이 자신이 맡은 포지션과 그때그때 상황마다 최선을 다했고 흥분하지않고 침착함을 유지한채로 한팀으로서 플레이했습니다.
그런 한명 한명의 마음과 플레이가 있었기에 그동안 자이언츠를 그토록 괴롭혔던 SK를 상대로 한점차 승부를 지키고 이겨낼 수 있었던것이죠.

4월 한참 성적이 좋지않을때에도 서로를 불신하기보다는 서로를 격려하면서 좋은 분위기와 끈끈한 팀워크를 유지하면서 치고 올라갈 시점을 기다리고 있었던 자이언츠는 그런 팀워크로서 점점 더 강해지고 있습니다.
감독님이 이야기하는 선수들이 건강한 모습으로 자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 한여름의 자이언츠는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것보다 더 강한 팀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카도쿠라의 공을 계속 커트하고 골라내면서 1번타자의 역할을 100퍼센트 수행한 인구.


3승3패만 하면 만족한다고 생각했던 한주를 4승2패로 마무리하고 보니 점점 더 욕심이 생깁니다.
상승세에 있는 지금의 자이언츠를 생각하면 이번주 내내 비가온다는 예보가 조금은 원망스럽기도 하지만 이겨나가는 와중에 지쳐있고 또 여기저기 아픈상태로 뛰고있는 우리선수들을 생각하면 꿀맛같은 휴식이 될거라는 생각도 드는군요.

이번주에 몇경기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주도 멋진경기를 통해서 5할 승률을 넘어설거라 믿습니다.
이번주도 힘내서 자이언츠를 응원합시다.
자이언츠 화이팅!!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Posted by 주술사 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