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19 05:19
발랄한 갈샤와 준우의 하이파이브..
아무리 신바람나게 연승을 하다가도 SK만 만나면 작아지고 경기가 말리면서 계속...계속 패하기만 하던 자이언츠..
하지만 지난 사직에서의 3연전에서 승준이가 완봉을 하고 다음경기까지 잡아내면서 SK만 만나면 이상하게 말리고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던 그런 심리적인 불안함에서 벗어난듯 합니다.
선수들이 SK에게 꼭 이겨야한다는 그 열망과 의욕에는 변함없지만 예전과 비교했을때 심리적으로 차분해지고 냉정하게 경기를 이끌어갈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매번 유인구위주로 타자와 승부를 하는 SK의 스타일에 당하던 모습에서 탈피해 2스트라이크 이후에도 집중력을 잃지않고 끈질기게 승부하면서 계속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으로 투수를 괴롭히는 패턴도 달라진 점이었고 무엇보다 달라진것은 중요한 순간 집중력을 잃으면서 클러치 에러로 실점하고 경기를 내주던 모습에서 탈피해 매우 안정적으로 경기를 끌고갔다는 점입니다. 매경기 보는사람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 아슬아슬한 승부를 해가면서도 그런 한점차 승부를 매번 잡아나가면서 어느새 6연승...그리고 다른팀도 아닌 1위팀 SK를 상대로 1점차 역전승...자이언츠는 이제 강팀이라고 말해도 부끄럽지 않은 그런팀이 된듯 합니다.
자이언츠는 강합니다.
1. 승부사.
이미 김성근감독은 작년부터 자이언츠에게만큼은 절대 지고싶지 않다는 느낌을 많이주는 경기운영을 해왔습니다.
불펜을 총동원하고 조금은 무리를 하더라도 자이언츠만큼은 철저하게 이기려고 했었고 실제로 거의 대부분의 경기를 가져갔죠. 그리고 올 시즌에도 그런모습은 계속되더군요.
시즌이 시작되기전 미디어 데이에서도 "훈련을 많이하지않는 자이언츠에게만큼은 지고싶지 않다"는 이야기를 주장인 박경완을 통해서 하기도 했고 실제로 경기에서도 그런모습을 발견하는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사실 훈련을 많이하지않는다는 이야기는 실제보다 많이 과장되어서 보도된 측면도 있긴 했습니다만 분명 SK보다 양적인면에서 조금한것은 사실이기도 하니 이렇게 자유로운 분위기속에서 야구를 하면서도 SK에게 이기고 더 야구를 잘할 수 있다면 김성근감독의 야구철학이 무너지게 되는셈이니 절대 지고싶지 않다는 마음도 이해가 가지않는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로감독님은 어떠했을까요? 작년시즌 SK에게 계속 패하면서도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는식으로 이야기해오긴 했지만 평생 야구를 해왔고 승부의 세계에서 살아온 로감독님도 분명 분하고 이기고싶은 마음이 있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런 마음이 진짜 없었다면 승부의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었겠죠. 다만 그런 분하고 이기고싶은 마음을 숨기고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준비를 해온것이겠죠.
어제경기의 흐름을 보면 많은 분들이 느끼셨겠지만 평소의 로감독님 스타일에서 조금은 벗어나 SK에 특화된 경기운영을 했다는것을 알 수 있습니다.
조금 과장해서 이야기하자면 SK의 야구스타일에 맞대응하면서 조금은 도발하는듯한 느낌까지 들었으니까요.
평소에는 보기힘든 이런 경기운영중 가장 대단했던것은 역전득점에 성공했던 9회초 종윤이타석 2-3상황에서 민호를 대타로 내었던 장면이었습니다.
2-2상황에서 정우람의 슬라이더에 전혀 대처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민호를 대타로 내세운것이 적중해 볼넷을 얻어낸 그장면은 심리전의 묘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같은 2-3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정우람이 느끼는 기분은 정반대가 되는 상황을 만들어낸 것이죠.
종윤이를 상대로는 2-3에서도 슬라이더로서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종윤이가 궁지에 몰린듯한 상황이었는데 민호가 등장함으로 인해서 종윤이를 궁지에 몰아넣은 볼배합은 어느새 유인구를 던지자니 볼넷이 부담스럽고 직구로 스트라이크 존에 던지자니 외야플라이의 달인인 민호에게 타점을 주게될 확율이 높은 정우람이 되려 궁지에 몰리는 상황이 되어버린것입니다.
결국 정우람은 점수를 주지않기위해 유인구 슬라이더를 선택했고 민호는 볼넷으로 걸어나갔습니다.
삼진확율이 매우 높아보였던 상황에서 내린 로감독님의 결단이 1사 만루의 기회를 연결시킬 수 있도록 만든것이죠.
그런데 신기한것은 종윤이의 슬라이더 대처를 보고 갑자기 민호의 대타를 결정한것이 아니라 종윤이의 타석이 시작되기전 이미 민호는 대타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다음타자인 성우타석에 대타를 쓸려고 했던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뭔가 묘하게 신기가 느껴졌던 그순간...정말 짜릿했습니다.
결국 SK의 데이터야구에 대응해서 경기운영을 한 결과 세번의 대타작전중 두번을 성공했고 계투진들은 선발 정훈이가 내어준 4점이외에는 더이상 실점을 하지 않으면서 승리를 거두었죠.
모르긴하지만 아마 로감독님은 이런 승리를 하게될날을 기다리면서 복수의 칼날을 남몰래 계속 갈고 있지 않았을까요?
오늘 로감독님은 기분이 매우 좋으실듯 합니다..ㅎㅎㅎ
좋은공을 놓친 정준이를 보고 불같이 화를내는 로감독님. 감독님의 야구스타일과 승부욕을 엿볼 수 있습니다.
2. 발전하고 있는 정훈이.
6.2이닝동안 홈런두개를 맞으면서 4실점하긴 했지만 정훈이는 분명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아직은 간혹 불리한 카운트에서 카운트를 잡기위해서 너무 힘없는 공을 던지다가 큰것을 맞는 패턴이 있긴 하지만 홈런으로 인해 4점을 실점하고서도 심리적으로 무너지지않고 다음이닝을 잘 막아내는 모습을 보면서 분명 심리적으로 한단계 더 성장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분명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였겠지만 어쨌든 팀이 이기는데 정훈이의 투구가 한몫 했다는것을 잊지말고 힘을 냈으면 좋겠습니다. 선발투수가 출전해서 언제나 잘할 수만은 없는것이고 실점을 할때는 하더라도 자신이 좀 더 많은 이닝을 책임지고 타선을 믿고 타선이 역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주는것이야말로 선발투수의 진정한 역할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상대였던 SK의 투수운영과는 대조적으로 먼저 4실점을 했음에도 계속 믿음을 가지고 정훈이에게 기회를 준 로감독님도 고맙지만 그런 감독님의 믿음에 걸맞게 무너지지않고 6이닝 이상을 책임져준 정훈이도 분명 오늘 경기의 수훈선수중 한명이라 생각합니다. 정훈아 힘내라!!
홈런맞고 아쉬워하는 정훈이..그래도 잘했다 정훈아
3. 완벽한 완급조절과 꿈틀거리는 공끝.
정훈이의 뒤를 이어 등판한 영식이는 제구가 잘 되지않는지 김재현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습니다.
그리고 감독님은 바로 영식이를 내리고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바로 임경완.
너무 힘들었던 작년을 보내고 올시즌 화려하게 부활한 임경완은 그 믿음에 걸맞는 투구로 1.1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고 역전승의 발판을 만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작년시즌과 비교해서 임경완은 무엇이 달라졌을까요?
투구폼, 투구패턴, 마인드 등 많은 부분이 변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먼저 투구폼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면 이전에 '자이언츠저널'을 운영하고 있는 '넘나'님의 포스팅에서 언급된 것처럼 팔의 각도가 내려갔습니다.
그부분에 대해 임경완은 "작년에는 구속에 신경을 쓰면서 팔각도를 올렸고 구속이 많이 오르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였어요. 그래서 구속보다는 공끝과 제구력이 더 중요하다는것을 깨닫고 올해는 팔각도를 내렸습니다"라고 하더군요.
그 결과 올 시즌의 임경완은 작년보다 더 꿈틀거리는 공끝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타자들이 쉽게 배트중심에 맞추지 못하는 훌륭한 투구를 할 수 있게 된것이죠.
그리고 투구패턴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작년과 비교해서 인터벌이 엄청나게 빨라져서 마치 최향남의 투구를 보는듯한 느낌을 받기도 하죠.
거기에 작년시즌 약점으로 지적되던 완급조절에서도 확실히 좋아져서 타자들이 쉽게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는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130후반대, 120키로대, 110키로대의 공을 적절하게 섞어던지면서 꿈틀거리는 공끝에 더욱더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것이죠.
거기에 투구를 거듭해갈 수록 어느선수에게나 필요한 '자신감'이라는 마인드의 변화까지 생기면서 점점 더 자이언츠에게는 믿음을 주고 상대팀에게는 공포를 주는 최고의 셋업맨으로 진화해가고 있는것입니다.
오늘 멋진 투구를 마친 후 멋진 투구였다는 말에 "아휴 똥줄타서 죽는줄 알았어요"라고 겸손하게 이야기했지만 분명 임경완의 투구는 완벽했습니다.
다른사람도 아닌 우리의 임천사, 임경완이 이렇게 변했다는것이 너무나 행복하네요..
임경완의 투구를 보면서 민호가 큰소리로 외쳤던 "임천사 나이스!!"라는 말을 저도 해주고 싶습니다
임천사 나이스!!!!
임천사의 꿈틀거리는 공끝
4. 드디어 터지나?
올 시즌 이미 여러번 속다보니 이야기하기가 조금 두렵긴 하지만 가르시아가 확실히 좋아지고 있는것만은 사실인듯 합니다.
타석에서의 참을성이 확실히 좋아졌고 스윙도 안좋았을때와 비교해 확실히 힘을 빼고 가볍게 돌린다는 느낌을 주더군요.
그런 결과로 어제경기에서 가르시아는 4타석 3타수 3안타 1홈런 1볼넷이라는 성적으로 대단한 활약을 했습니다.
팀이 살아나고있는 와중에서도 계속 작년의 모습을 되찾지 못하면서 계속해서 자이언츠의 약점으로 거론되기는 했지만 계속해서 믿음을 가지고 기용한 로감독님의 믿음에 드디어 보답하기 시작하는것같아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부진하다 부진하다 해도 어느새 홈런 15개로 대호와 함께 팀내 1위를 달리고 있는 가르시아는 분명 자이언츠에서 꼭 필요한 선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비도 잘하고 경기외적으로도 팬들에게 사랑받을만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는 가르시아가 지금부터 후반기까지 대폭발해서 내년에도 자이언츠의 유니폼을 입은 모습으로 만나고 싶군요.
이제는 외국인 선수가 아닌 그냥 우리선수로 느껴지니까요..ㅎㅎㅎ
송은범에게 5타수 5안타!!! 갈샤는 한놈만 팹니다..-_-;
5. 클린업의 역할.
어제경기에서 대역전을 만들어낸데는 많은 선수들의 활약이 있었지만 중심타선인 대호와 홍성흔의 적시타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꼭 홈런이 아니더라도 팀이 필요로 하는 순간, 승부의 분수령이 되는 중요한 찬스에서 그 찬스를 놓치지 않고 타점으로 연결시키는 능력이야말로 중심타선이 갖추어야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고 두선수는 그것을 충실하게 보여주었죠.
시즌초반의 부진을 이겨내고 살아나려는 타이밍에 손에 부상을 입고 다시 부진의 늪에 빠졌던 대호는 손의 통증이 완화되기 시작하면서 점점 자신의 모습을 다시 되찾아가는 중이고 홍성흔은 타율보다 타점이 더 중요하다는것을 깨닫고 좀 더 공격적인 모습으로 타석에 임하고 있고 그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죠.
주장님과 가르시아도 살아나고 있고 민호와 주찬이도 복귀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지금 자이언츠 타선의 힘은 더욱더 강해질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린 아직 자이언츠타선의 무서움을 제대로 맛본적이 없는게 아닐까요?
대호의 2타점 2루타!! 아쉽게도 홈으로 들어오던 주장님은 아웃..
6. 승리의 원동력은 바로 수비와 작전수행능력.
강팀인 SK를 상대로 대등한 승부를 펼치고 결국 역전승을 할 수 있었던 기초에는 탄탄한 수비가 있었습니다.
이기고싶은 마음에 흥분하지 않고 침착하게 경기에 임한 선수들은 수비에서도 그 집중력을 잃지 않고 매끄러운 수비를 보여주더군요. 그리고 조금의 빈틈도 보이지않고 수비를 펼친덕분에 동점을 만들고 역전을하고 그 리드를 지키며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이죠. 예전에는 언제나 SK와 경기를 할때면 대등한 경기를 펼치다가 어이없는 에러 하나로 경기를 그르치는 장면을 여러차례 볼 수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모습에서 벗어나 그 어느팀보다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자이언츠가 진정한 강팀으로 조금씩 다가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대호의 호수비..쭈그리고 앉아서 박수치는 임천사의 모습이 재밌네요..ㅋㅋㅋ
거기에 팬들로부터 최악의 작전수행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되던 모습에서 이제는 감독님이 원하는대로 척척 작전을 수행해내는 모습도 조금씩 발견할 수 있더군요.
언제나 실수없는 작전수행을 보여주던 SK는 중요한 찬스에서 스리번트까지 실패하는 모습을 보여준 반면 자이언츠는 9회의 찬스에서 보명이가 완벽하게 번트를 성공시키기도 했고 1루에 성우가 있을때 민성이의 안타를 통해서 히트앤드런 작전을 성공시키는것을 보면서 정말 많이 발전하고 집중력이 좋아졌다는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안정된 투수진과 안정된 수비..그리고 감독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고 그것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런것들이 모여 자이언츠의 연승을 만들어내고 또 계속해서 더 강해질 수 있는 원동력이 될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보명이가 이런 완벽한 번트를 대다니!!
어제의 역전승을 통해서 6연승 그리고 1위 SK와 3경기차...이제 1위를 꿈꾼다 해도 허황된 이야기가 아닌 상황까지 와버렸군요. -13에서 +3까지 오는데 채 두달이 걸리지 않았고 전반기가 끝나기 전에 작년보다 더 대단한 결실을 이룰지도 모르는 현재가 꿈같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작년 시즌에는 자신들을 믿어주는 감독님을 만나 여기저기 헛점이 많아도 신나게 야구를 한다는 느낌이었다면 올시즌의 자이언츠는 빈틈을 줄이고 진짜 강팀이 되어간다는 느낌을 주는 팀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자이언츠가 어디까지 해낼 수 있을지 정말 기대가 되는군요.
결과를 알 수는 없지만 지고있어도 질것같지않은 자이언츠를 보는것만으로도 정말 행복합니다.
오늘경기에 등판할 원준이가 멋진 호투를 통해 이번주 5승으로 마무리할 수있길 기원합니다.
자이언츠 화이팅!!!!
인상적이었던 격이의 발길질..ㅋㅋㅋ
무리해서 부산에 갔다가 인천으로 바로이동해 이런저런일을 하고났더니 저질체력에 치명타를 입고 결국 지난경기의 포스팅을 빼먹고 말았습니다.
두고두고 기억될 경기였는데 너무 아쉽고 죄송하네요...ㅜ.ㅜ
두고두고 기억될 경기였는데 너무 아쉽고 죄송하네요...ㅜ.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