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20 05:37
후반기들어 힘겨운 경기들을 해가던 와중에 사직에서 SK와의 2연패때문에 난리군요.
한경기 한경기가 중요한 시점이라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상대가 SK이기 때문에 더 그럴거라 생각합니다.
패배도 패배이지만 두게임모두 제대로 점수를 내지 못하고 무기력한 모습으로 졌다는것 때문에 아마도 더 기분나쁘고 화나고 그런것이겠죠.
저또한 경기를 보고난 후 화도 나고 답답한 마음이 들기는 마찬가지였으니까요.
그런데말이죠.
한가지는 분명히 해야겠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 마지막까지 4강싸움을 하다가 결국 꼴지로 시즌을 끝냈던 2001년 이후로 이후로 여름에 이렇게 치열하게 4강싸움을 했던일이 몇번이나 있었을까요?
제기억에는 한번도 없었습니다. 이때쯤이면 이미 순위싸움과는 아무상관없이 고춧가루부대역할이나 하고 있었고 기껏해야 남은경기 전승하면 4강을 갈 수 있느니 없느니하는 꿈같은 이야기나 하면서 점점 야구에 관심이 멀어지는게 매 시즌 계속되어오고 있었죠.
그런데 작년시즌 3위의 성적으로 가을야구를 참으로 오랜만에 경험했고 그리고 올시즌 4,5월에 정말 처참하게 최하위의 자리에서 있다가 기적적으로 팀이 살아나 지금 그 어느시즌보다 치열한 4강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나는 진정한 팬이다', '팀과 선수들을 사랑해서 비판하는거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은 팀이 4위밖으로 밀려난것도 아니고 여전히 4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고 어떻게든지 해보려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2연패의 원인을 찾는다는 미명하게 돌아온지 이틀밖에 되지않는 선수를 난도질 하고 감독을 비난하고 있습니다.
주축선수가 부상으로 빠졌다가 돌아오면 또 다른선수가 이탈하고 돌아오면 또다른선수가 이탈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고 다른팀보다 작게는 3경기부터 많게는 7경기까지 더 많은 경기를 소화하는 바람에 지치고 힘든와중에도 어떻게든 4강에 가기위해 용을 쓰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거기에 대고 최근 페이스가 좋지 않다고 저주에 가까운 말들을 쏟아내는게 소위 말하는 '진정한 팬'인가요?
저는 그렇게 마음넓은 사람이 아니라 시즌초 한참 바닥을 헤맬때 온갖욕에 인종차별적인 비난까지 일삼던 사람들이 6, 7월들어 팀이 잘나가기 시작하니 입싹닦고 응원하는 팀이 잘할때 느끼는 그 기쁨을 만끽하는 모습에 씁쓸하더군요.
고통을 함께하고 인내하고 참아낼 마음도 없었던 사람들이 그 시간을 참고 응원해준 사람들보다 더 나서서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저러다가 시즌막판가서 삐끗하기라도 하면 또 돌변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역시나네요..
이제 온갖 비난을 쏟아내다가 만약에 4강가서 기적적으로 좋은 성적이 나면 그때가서 또 무슨이야기를 할 지..
아무리 취미생활일뿐인 야구관람에 기분나쁘면 그럴수도 있지라고 말한다 해도 그냥 그순간 울컥해서 한마디 던지고 마는것과 그 당사자나 주위사람들이 충분히 볼 가능성이 있는 게시판에 자기기분 풀겠다고 인격모독적인 말을 적는순간 그건 취미생활이 아니라 범죄입니다.
취미라면 경기가 끝나는 순간 그 기분을 잊고 일상으로 돌아가야죠.
자기기분에 못이겨 선수를 비난하면서 '무조건 감싸는게 능사는 아닙니다'라고 많이들 이야기하는데 그러면 그 선수를 욕하고 더 주눅들게 하는건 팀에 도움이 되냐고 묻고 싶습니다.
저도 티비로 관전할때는 울컥하는 마음에 티비를 향해 욕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건 그순간으로 끝나는것이지 그 기분을 누구나 볼 수있는곳에 배설하면서 그것을 애정이니 팬의 특권이니 하면서 포장하는건 너무나 비겁하고 무책임한 행동이죠.
자기가 언제 어디에 적었는지 기억도 하지 못하는 그런 글 몇줄로 인해 그 글에 언급된 당사자는 상처받고 많은 시간을 괴로워할 수도 있다는걸 생각해야합니다.
민호를 무작정 감싸는걸로 보이실런지는 모르겠지만..
거의 한달만에 팀에 복귀했고 그로인해 수비에 대한 감이 떨어져있는것은 사실입니다만 그럼에도 빨리 감각을 되살려 팀의 주전포수로서 그리고 팀의 주력타자로서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잔실수를 하는 과정이 있음에도 두경기동안 주전으로 나온것이고 그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었던것은 사실이지만 지난 두경기의 패배를 민호 한사람의 문제로 몰아가는것은 불합리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민호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라고 이야기하는것입니다.
모든일에 있어서 하나의 결과가 나올때는 여러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마련입니다.
야구에서 민호가 나온 두경기동안 총 6개의 홈런을 맞으며 패한것이 민호때문이라고 몰아가는것은 너무나 선입견에 가득찬 의견이라는것이 제 생각이기 때문에 민호만의 잘못이 아니라고 이야기하는것입니다.
그 증거로 경기에서 홈런을 때린 이호준의 인터뷰를 가져와 이야기하는 분도 계시지만 그 기사에 나와있는 내용만으로 모든것을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송은범에게 10할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가르시아가 인터뷰에서 "송은범의 투구는 단순하기때문에 상대하기 쉽다"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어떻게 받아들이시겠습니까?
올시즌 자이언츠가 몸쪽 승부를 많이 한다는것은 꼭 민호가 마스크를 썼을때 뿐 아니라 시즌내내 계속되어오던 하나의 패턴중 하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경기도 많았고 그중에는 민호가 마스크를 썼던 경기도 있었으며 실제로 6월 대반격이 시작되던 시점에서 마스크를 쓰고 주전포수의 역할을 했던것은 바로 민호였습니다.
분명 민호가 팔꿈치통증으로 인해 경기에 빠지기전 팀이 상승세를 타고 있을때 보여준 민호의 수비는 시즌초와 비교해 많이 좋아진 모습이었습니다.
블로킹도 눈에띄게 좋아진 모습이었고 도루저지할때 송구도 해설자에게 완벽하다는 찬사를 받을 정도였죠.
그런데 그때의 그런 모습은 이미 사람들의 머리속에서 지워진 모양이군요.
그냥 '민호는 안돼'라고 규정지어놓고 경기를 보기때문에 모든것이 그렇게 보인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으셨는지요
패배는 팀이 했는데 왜 한 선수가 그 책임을 뒤집어 써야하는지 저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선수들이 팀워크가 좋아지고 패배의식을 가지지않길 바라신다면 적어도 이런식으로 패배의 멍에를 한선수에게 뒤집어씌우고 낙인찍는것은 하지말아야하는것 아닌가요?
어제경기만 하더라도 수비에서 4점으로 막았는데 단 1점밖에 득점하지 못한 팀 타선의 문제가 더 큰것이지 왜 온 사방에 민호이야기로 가득한지 저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지금이야말로 다른때보다 선수들에게 힘이되는 응원이 필요할 때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도 시즌이 끝난 시점에 어떠한 성적으로 마무리될지에 대해 불안한 마음도 있고 경기를 보고 있자면 울화통이 터지기도 하지만 지금은 선수들이 분위기를 전환하고 이겨나갈 수 있도록 힘을 주고 싶습니다.
어떠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친다 하더라도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응원할 생각입니다.
어제 경기가 끝난 후 홍성흔은 "이제 마지막 고비다 이겨내자"라고 하더군요.
전 그말을 믿기때문에 그리고 선수들이 서로서로 부족한부분을 도와가면서 다시 살아나길 기대하기때문에 참고 기다릴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