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경기는 빛의 속도로 끝나버린 1회초와 장타 두개로 두점을 내준 1회말...이렇게 1회의 내용만으로 경기 전반을 예상하기에 충분한 경기였습니다.
시작부터 직구의 제구를 잡는데 많은 애를 먹은 이용훈은 결국 억지로 스트라이크존에 직구를 밀어넣다가 한가운데로 몰린 실투를 많이 던질 수 밖에 없었고 그것들은 거의 장타로 연결되었죠.
최근 삼성타자들의 컨디션으로 볼때 직구던 커브던 좌우 로케이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채 한가운데로 들어가는 실투를 놓치길 기대하긴 힘들었습니다.
이용훈의 뒤를 이어 등판한 김이슬도 마찬가지로 작년시즌 자신을 지탱해주던 특유의 제구력은 보이질 않았고 결국 높게 몰린공은 삼성타선의 제물이 될 수 밖에 없었죠.

반면 삼성의 나이트는 과연 공략이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공을 던졌습니다.
최고 150킬로미터에 이르는 직구를 타자의 바깥쪽으로 낮게 제구하며 카운트를 잡았고 타자를 현혹시키는 슬라이더도 속지않는다는게 신기할정도로 기가막힌 궤적을 그리며 떨어지더군요.
2회초 이대호에게는 여전히 많은 부담감을 가지고 있는지 어려운 승부를 했고 회전이 제대로 먹지않은 슬라이더가 높게 들어가면서 그대로 이대호에게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지만 그 이후 나이트의 투구는 완벽했습니다.
더구나 어제경기의 주심이 높은코스보다 낮은코스에 후한 주심이라는 것을 감안했을때 나이트를 상대로 3점 뽑는것도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기에 이용훈이 투런홈런을 허용하며 4대1이 되는 순간 포기하면 안된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저도 모르게 '오늘경기는 힘들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그 이후에 자이언츠의 타선은 경기내내 3안타밖에 때려내지 못했죠..

어제경기를 두고 이런 저런 패인을 이야기하고 왜 그때 이슬이를 올렸는가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있었겠지만 결국 이용훈의 뒤에 누가 올라왔더라도 경기의 결과는 바뀌지 않았을거라 봅니다.
아무리 한경기 한경기가 중요하고 총력전을 하는 시기라고는 하지만 자이언츠에서 필승조라 불리울만한 구위와 성적을 보여주는 투수는 임경완, 이정훈 두선수밖에 없다고 봤을때 이 두선수를 매경기 3이닝씩 던지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결국 그 선수들이 무리를 해서라도 나오기 위해서는 적어도 6이닝까지는 선발투수가 막던 중간에 누군가가 막던 그 역할을 수행해줄 선수가 필요한것이죠.

그런데 현실적으로 어제 그상황에서 임경완이나 이정훈을 제외하고 김이슬대신 다른선수가 나왔다고 해서 딱히 삼성타선을 막아내고 3점차를 유지할 수 있었을까를 생각해보면 아무리 팬심이 강하다 해도 막을 수 있었다라고 장담할 수가 없군요.
경기 후반 나승현이 올라와 더이상의 불펜 소모없이 3이닝을 잘 막아주긴 했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나승현도 압박감이 심한상황과 여유있는 상황에서의 투구가 너무 눈에띄게 차이가 나는 편이라 김이슬대신 올라왔을때 좋은 투구를 했을거라는 기대를 하기는 힘든것이 사실이죠.
냉정하게 말해 불펜에 대기했었던 배장호나 이정민도 그런측면에서는 여전히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자이언츠 불펜의 고민은 더 큰것입니다. 필승조가 분명히 존재하지만 선발진과 필승조를 연결하는 그 틈새를 메꾸어줄 선수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 어제같은 상황을 만들기도 하고 감독님이 선발투수가 흔들리더라도 쉽게 내리지못하고 조금이라도 더 끌고가려는 미련을 보이게 만드는 원인이 되는것이죠.

총력전이라는것은 승기를 잡았을때 있는 자원을 총동원해 승리를 지킨다는 개념으로 생각해야지 경기 상황과는 상관없이 필승조를 연투시키고 모든 자원을 쏟아붓는다는 의미가 아니라는것을 생각해야합니다.
결국 어제같은 경우는 이용훈이 일찍 무너졌고 김이슬이 올라와 추가실점을 허용한 순간 경기는 끝난것이나 다름이 없었고 더이상의 미련을 가질 이유가 없었던것이죠.
오늘 경기의 선발이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없는 손민한이기에 더더욱 미련없이 불펜을 아끼는쪽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것입니다.

한경기 한경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고 지고있는 장면만 봐도 한숨이 푹푹나오면서 스트레스가 가득 쌓이는 시기지만 어제처럼 선발이 일찍 무너지면서 대량실점을 하고 타선은 아예 제대로 찬스조차 만들지 못했던 경기는 차라리 포기하기도 쉽고 오히려 스트레스가 덜하더군요.
마음같아서는 이번주 모든경기를 승리로 장식하고 조금은 편한마음으로 잔여경기를 보고싶었지만 결국 올시즌은 시즌이 끝나는 그날까지 가슴졸이면서 하루하루를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는 운명인가 봅니다.

부디 선수들이 그 스트레스에 스스로 무너지지않고 잘 버텨주기만을 바랄뿐이죠.
지금 대구의 날씨는 어떠한지 모르겠지만 오늘은 좀 재미있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해주기만을 바랍니다.
그리고 이겨주면 더욱좋겠죠.
모두 힘냅시다.
자이언츠 화이팅!!!

올 시즌의 성적과 상관없이 시즌이 끝나고 나면 왜 자이언츠 투수진들이 전반적으로 제구력이 떨어지고 밸런스를 잡는데 애를 먹었는지에 대해서 원인을 찾아야 하는게 아닐까 합니다.
아무리 선수들이 기복이 있다고 생각하려해도 투수진이 전체적으로 이렇게 하락세를 보인다는것은 선수를 탓하기 이전에 분명 어딘가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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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주술사 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