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또 패하고 말았군요.
화요일 경기를 이겨내면서 뭔가 반전의 분위기를 기대했습니다만 지금의 상황을 이겨내는것이 결코 쉬운일은 아닌가봅니다.

선발투수는 채 3이닝도 책임지지 못한채 마운드를 내려왔고 타선은 중요한 순간마다 흐름을 끊으면서 득점찬스를 수없이 날려먹는 장면을 보면서 분통터지는 감정을 가지지 않았다면 아마 롯데팬이 아니었겠죠.
저또한 경기를 보면서 너무나 무기력하게 힘없이 무너져내리는 자이언츠를 보면서 답답하고 힘들었습니다.
아직 시즌이 끝난것도 아니고 희망이 사라져버린것은 아니지만 지금의 이런 집중력으로는 남은경기에서 반전을 기대하기는 힘들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작년시즌 8년만에 4강에 진출하기도 했고 겨울동안 홍성흔을 영입해 올시즌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진짜 강팀의 대열에 들어갈 수 있을거라는 희망에 부풀기도 했지만 결국 지난 시즌을 지나면서 사라진줄 알았던 선수들을 둘러싼 불안감과 두려움은 여전히 사라지지않고 계속 자이언츠를 괴롭히고 있더군요.
자이언츠가 강팀이 되기위해서 넘어야할 가장 크고 힘든 장애물은 바로 선수들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것이죠.

1. 총력전?

어제 포스팅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아무리 시즌이 끝나가는 상황이고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라고 해도 기본이라는것이 있습니다.
지금 자이언츠에서 믿을만한 필승조는 임경완, 이정훈..마무리인 애킨스마저도 믿고 1이닝 이상을 맡기기에는 불안한것이 사실이죠.

선발인 손민한이 채 3이닝도 버티지 못한채 마운드를 내려갔고 뒤이어 올라온 배장호가 경기중반을 책임져주었다면 좋았겠지만 채 2이닝을 버티지못하고 난타당하기 시작해 역전을 허용하고 가까스로 4회를 마친 상황... 경기는 앞으로 5이닝이나 남아있었습니다.
아무리 모든것을 쏟아부어서라도 경기를 잡아야하는 상황이라고 해도 남은 이닝을 임경완, 이정훈 두사람으로 막아낸다는것은 무리였습니다.
설사 두선수가 그 많은 이닝을 막을 능력이 된다 하더라도 이번주 3연전이 더 남아있는 상황에서 그런 선택을 한다는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닙니다.
매일 40~50개씩 던지게하고 선수가 망가지는 한이 있더라도 4강을 가겠다는 생각을 가진것이 아니라면 말이죠.

결국 누군가는 필승조로 연결해줄 수 있는 가교역할을 해줘야 하는것이고 그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불펜투수는 김일엽, 이정민 정도....누구를 선택해야 했을까요?.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실제로 등판한 김일엽이 아닌 이정민이 올라왔다면 결과가 달라졌을까요?
저도 물론 어느정도 점수차를 좁히고 따라가는 분위기였던 8회까지 김일엽이 올라온것에 대해서는 그상황에서는 과감하게 승리조를 써보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었던것은 사실입니다만 김일엽이 등판한 것 그 자체만으로 비판을 하기에는 상황이 너무 좋지 못했던것이 사실입니다.

결국 불펜야구를 하려고 하더라도 확실하게 승리를 지켜줄 수 있는 투수들이 등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등판을 하던지 매일 연투를 하던지 하는것이 가능한것이고 그런 환경은 남아있는 다른 투수들이 어떻게든 연결을 시켜줘야 하는것이죠.
야구는 몇몇 선수들만이 잘한다고 해서 이길 수 있는게 아닙니다.

리그에서 가장 불펜야구를 잘하는 사람으로 정평이 나있는 삼성의 선동렬감독이 보여준 투수운영만 하더라도 손민한보다 더 오래버틴 선발 박성훈과 필승조불펜 정현욱을 연결시키기 위해 중간에 양지훈, 백정현 두 투수가 가교역할을 해주었죠.
아무도 이 두투수들을 삼성의 필승조라고 생각하는분은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삼성이 우리보다 상황이 여유롭고 순위가 더 높았던것도 아닌데 왜 그런 투수운영을 했을까요?
아무리 총력전이라 해도 포스트시즌같은 단기전이 아니라면 결국 한계라는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아쉽고 이순간이 중요하다해도 한두명의 불펜진의 어깨에 기대서 모든것을 해결할만큼 야구는 만만하지 않습니다.

김일엽이 아니더라도 이정민이 이 역할을 수행했어야 합니다. 누굴 선택하시겠습니까?


2. 무엇이 선수들을 짓누르는가?

자이언츠 선수들을 보면 특징이 있습니다.
타팀 선수들보다 감정이 얼굴에 많이 드러난다는 점이죠.
기분이 좋건 화가나건 당황하건 모든 기분들이 선수들의 얼굴에 다 드러나고 덕분에 경기를 보다보면 자이언츠 선수들의 풍부한 표정을 감상할 수 있죠.

하지만 그런면이 경기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상대팀이 우리선수들의 심리상태를 눈치채고 역이용하기 딱 알맞기 때문이죠.
마운드에 오른 투수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고 두려워하는 표정으로 공을 던지면 상대타자들은 자신감을 얻고 여유를 찾을 수 있는것이고 반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겠죠.

어제경기만 해도 선수들의 표정에는 시즌막판 치열한 순위싸움에서 오는 압박감, 잘해야한다는 조급함, 판정에 대한 짜증등이 뒤섞여 표정에서부터 평정심을 잃은것이 한눈에 보일정도였고 결국은 그런상태로 플레이를 한 결과는 수비에서 결정적인 에러, 타석에서는 중요한 순간 삼진등 안좋은쪽으로 모두 연결이 되었죠.

분명 이런부분들이 답답하기도 하고 왜 저리 침착하지 못하냐고 경기를 볼때면 화를내기도 하지만 그런것을 이겨내는것이 결코 쉬운일이 아니라는것과 현재 자이언츠의 현주소를 인정해야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프로야구 원년부터 27시즌을 치뤄오는동안 우승을 했던 두해마저도 우승후보로 지목받지 못했던 구단에 한번도 다른팀이 느끼기에 두려운팀이라는 느낌을 준적이 없는 구단..최다꼴지팀 그리고 팀이 강했던 기억은 99년이 마지막이었던 이 팀에게 그런 심리적인 부분은 어찌보면 숙명과도 같은것이었고 그것을 벗어내는것이 단 1~2년만에 가능할것이라는것 자체가 너무 낙관적인것이 아니었을까요?

주전선수중에 우리팀이 강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선수가 몇이나 있을지 생각해보면 이렇게 선수들이 압박감에 약한모습을 보이는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작년에 기적과도 같은 11연승을 하면서 가을야구를 경험하긴 했지만 사실상 지금 자이언츠 선수들이 이렇게 한치앞도 내다볼 수 없을만큼의 치열한 여름을 보내는것은 지금 주전선수들에게 있어서 첫 경험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결과와는 상관없이 올해의 이런 경험은 선수들에게 큰 자양분이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4강은 기본이라는 여유를 깔고있는 삼성처럼 그런 심리적인 여유와 침착함이 그냥 만들어진것은 아닐테니까요.
여러번의 포스트시즌을 경험하고 자이언츠에 온 홍성흔마저도 흔들리게 만드는 자이언츠 곳곳에 남아있는 패배의식들을 지워내는것은 결국 여름에 다른팀들과 대등한 입장에서 싸워나가는 경험밖에 없을거라 믿거든요.

아무리 선수라 해도 결국 야구는 사람이 하는 종목입니다.
그런데 야구팬을 자처하는 분들중에는 그부분을 너무 망각하는 분들이 많은것 같아 안타깝더군요.
그런 심리적인 부분을 극복하는것이 그렇게 간단했다면 우리에게 그 긴 암흑기따위는 없었을겁니다.
선수들 면면을 보면 분명 강팀의 골격을 갖추었을지 몰라도 중요한 순간 승부를 가르는 담력과 침착함...
그부분이 부족하기에 아직 자이언츠는 갈길이 먼것이죠.

올해만큼은 선수들이 그런 두려움에서 벗어날거라 믿었는데 제 오산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마지막순간까지 우리선수들이 그 껍질을 깨고 더 강한선수로 이겨내는 모습을 기다리고 지켜보고싶습니다.

어떻게든 해보려고 애쓰는 모습들이 보이지만 결코 쉬운일이 아니더군요.


3. 어떻게 해서라도 4강을 가야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예전에도 이야기한적이 있지만 재계약이 걸린 감독들은 성적을 내기위해서 선수들을 혹사하는 케이스가 많습니다.
누구라고 콕 찝어서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여전히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는 일이죠.
그런데 로감독님은 재계약이 걸려있고 자신의 거취가 확실하지 않음에도 자신이 정한 최소한은 지키기위해서 애쓰는 감독이죠. 솔직히 말해서 전 고맙습니다.

언제가 될지는 몰라도 결국 떠날 감독임에도 남아있을 선수들을 혹사시켜서라도 자신의 커리어를 쌓는데 열중하지 않아서 정말 고맙습니다.
승부의 감각이 떨어진다고 눈앞에 승리가 보이는데도 과감하지 못했다고 비난받고는 있지만 하루살이 야구를 하지 않아서 정말 고맙습니다.
선수들 자신에게도 그리고 그 선수들을 좋아하는 팬들에게도 그 선수가 오래 선수생활을 하고 그 팬들도 선수를 오래 볼 수 있는 기회를 줘서 진심으로 고마워요.

올시즌 어떠한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선수가 망가지는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4강을 가는것이 그리 중요할까요?
여러가지 하고싶은말도 많을텐데 한마디 불평도 변명도 없이 언제나 선수들을 아껴주고 독려하는 로감독님이 언젠가 떠나고 나면 우리는 정말 좋은 감독과 함께했다는것을 알게될거라 생각합니다.

잘할때가 아니면 박수를 보내지 못하면서 여태까지 기다렸다고 응원하고 있다고 스스로에게 거짓말하지마세요..
적어도 가족처럼 생각한다면 아니 팬이라면 무엇이 힘들고 무엇이 어려운지 편들어주고 싶고 이해해주고싶은건 당연한것 아닌가요? 선수들을 아낀다면서 4강을 위해 선수를 혹사하길 원하는 팬들...진짜 원하는것이 무엇인가요?

제가 무슨말을 하던 감독님 비판하는 분들은 계속하겠지만 티비에 보이는것이 다가 아니랍니다.

아마 가장 답답한 사람은 감독님일걸요?


중요한 시리즈에서 1승2패를 하는 바람에 벼랑끝에 몰린듯 합니다.
남은 경기에서 선수들이 이런 분위기를 이겨내고 기적처럼 다시 일어설지 아니면 스스로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무너져내릴지는 솔직히 알 수 없지만 전 여태까지 해온것처럼 마지막까지 응원하고 격려할 생각입니다.
만약에 4강에 실패하는 경험이 된다 할지라도 분명 최하위를 기록하면서 여름부터 희마없는 경기를 하는 경험보다 훨씬 값진 경험을 하고 있으니까요.

주말 히어로즈전...결코 쉬운 경기들이 되지는 않겠지만 기운내서 최선을 다해주기만을 바랍니다.
시즌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자이언츠 화이팅!!

원색적으로 선수나 감독님에 대한 비난글을 남기시는 분들...
결국 그 글을 보고 상처받고 스트레스 받는것은 다른팬들이라는 생각 안해보셨나요?
여기에서 스트레스 풀지 마시고 그런글이 환영받는 곳에서 성토의 장을 마련하시길 정중하게 부탁드립니다.
포기하시려면 그냥 조용히 포기하시고 마지막까지 응원하겠다는 사람들에게까지 스트레스는 주지마세요.

그리고 여기저기 수많은 비판의 탈을 쓴 비난글을 보면서....야구 꼼꼼하게 안보고 선입견으로 그냥 나오는대로 말하는 사람 정말 많더군요. 비판하고 싶다면 최소한 경기라도 좀 꼼꼼하게 챙겨보시기 바랍니다.

이번 3연전동안 민호가 바깥쪽으로 요구했는데 한가운데로 공이 몰려 맞은 장타가 몇개인데 "그놈의 몸쪽 지겹다"라는 글이 나오나요....최근 민호 볼배합 패턴은 보고 이야기를 해야죠..아예 몸쪽 버리고 바깥쪽으로만 던지길 원하나요? 그러면 강바깥이라고 하면서 비난할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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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주술사 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