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08 05:14
주말 SK전을 모두 패하면서 4위자리를 삼성에게 내어주고 지금 자이언츠는 4강싸움에서 벼랑끝에 몰려있습니다.
선수들 스스로도 SK전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을테고 토요일 경기에 패했기때문에 일요일경기만큼은 꼭 이겨야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했겠죠.
하지만 선발로 나선 승준이는 너무 흥분한듯 했습니다.
원래 조금은 다혈질의 성격이고 저돌적인 면이 있는데다가 절대 져서는 안되는 경기라는 점과 상대가 SK라는점이 더해져서 전혀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한상태로 마운드에 오른듯 하더군요.
결국 1회초에 3점을 선취하고서도 1회말에 바로 역전까지 허용하며 승준이는 무너져 내렸고 다른 선수들도 함께 흔들리며 다잡았던 마음과 평온한 마음이 흔들려버린듯 하더군요.
결국 경기내내 지켜보고 있기 힘들정도로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이었고 어떻게든 해보려고 애쓰기는 했지만 다시 우리에게 흐름을 가져오는것은 힘들어 보였습니다.
그리고 지금 인터넷은 승리하지 못한 선수들과 감독님에 대한 원성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는것 같군요.
누가 문제고 어떤점이 문제고 이런점을 고쳐야하고 누구를 몰아내야하고....많은 이야기들이 오고가고 있죠.
딱 제작년까지 팀 성적이 곤두박질 치기 시작하는 시점이면 여지없이 등장하던 레퍼토리...안봐도 무슨내용일지 알정도입니다.
그런데말입니다.
자이언츠의 2009시즌 아직 끝나지 않았거든요..
아직 선수들은 마지막 가능성이라도 붙잡아보기위해서 최선을 다해서 뛰고 있고 어떻게든 해보려고 아픈몸을 이끌고 경기장에서 몸을 던지고 있습니다.
팬들이 만든 구호중에 선수들이 정말 좋아하고 힘들때 자신들을 다시 일으켜주는 문구라고 말하는게 뭔지 아십니까?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으면 팬도 포기하지 않는다"예요.
팀을 사랑하고 선수들을 사랑한다면서 왜 선수들에게 거짓말하나요?
선수들은 아직 포기하지않고 최선을 다해 마지막 힘을 쥐어짜내고 있는데 왜 팬이라면서 너희들이 포기하지않으면 응원해주겠다고 이야기해놓고 공공연하게 "올해는 글렀어", "난 포기했다" 이런이야기를 하고 다니면서 마지막까지 응원하겠다는 사람들을 어리석다고 비난하고 다니는건지 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질때는 지더라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근성있게 플레이 하기만 하면 괜찮다고 멋드러지게 이야기해놓고 결국 패했다는 이유만으로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낙인찍어버릴거면서 그런 말들은 왜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경기에서 비록 중요한순간 안타를 쳐내지는 못했지만 땅볼에 이를 악물고 1루까지 온힘을 다해뛰는 대호의 모습을 보면서 "드럽게 느리네 낄낄" 이럴거면서 선수들에게 매순간 최선을 다하라는 이야기는 왜하는건가요.
결국 이기지 못하면 노력이고 근성이고 아무것도 봐주지 않을거면서...아껴주는척 생각해주는척 거짓말하지마세요.
어차피 시즌이 끝나고 나면 올시즌 무엇이 문제였는지, 무엇이 부족했는지 살펴보고 보완점을 찾는 과정을 거치게 되겠지요.
그런데 아직 싸움이 끝나지도 않았고 시즌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왜 지금 시점에 그런이야기를 하는건가요?
아직 포기하지 않은 팬들이 어리석어 보입니까?
'야구 하루이틀 보냐 딱보면 답 나오는거지 올해는 글렀어'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한가지 물어보고 싶습니다.
야구 왜보시나요? 9회말 2아웃에도 희망을 버리지않고 만약을 기대할 수 있기때문에 그런매력으로 보는게 야구 아니던가요?
불과 2년전까지만 해도 "4강 못가도 좋으니 마지막까지 4강싸움이라도 하는걸 보면 원이 없겠다"라고 말하던 사람들이 작년 한시즌 4강에 가는걸 보더니 자이언츠가 당연히 4강에 가고 우승싸움을 할만한 팀이 바로 되었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지금 자이언츠가 하고있는게 바로 2년전까지 그렇게 바라고 바라던 4강싸움입니다.
왜 응원해주지 않습니까?
자이언츠가 패해서 괴로운것보다 너무나 쉽게 과거를 잊어버리고 조금씩이나마 발전해가고 경험을 쌓아가는 과정도 기다려주지 못하는 잔인한 사람들때문에 더 괴롭습니다.
작년성적은 강감독님의 유산으로 4강 간것이고 올해부터가 진짜 로감독님의 능력이라는 사람들 많더군요.
강감독님이 2006년부터 2년동안 감독직을 수행했고 그 유산이 2008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면 그러면 2008년부터 감독직을 수행한 로감독님의 역량이 발휘되는건 2010년부터라고 봐도 되겠습니까?
훈련부족이라구요?
올시즌 4,5월에는 훈련부족이었고 그 어느팀보다 에러가 적었던 6,7월에는 훈련을 했고 8월부터 다시 훈련부족이라고 보면 되겠습니까?
아무리 지금의 자이언츠가 기대만큼 해주지 못한다고 해도 감독탓에 뻑하면 훈련부족으로 모든 문제점을 몰아버리는것은 너무 편의적이고 무책임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2000년 이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 다음해에 또다시 4강 싸움을 했던때가 있었던가요?
지금 자이언츠는 꼴지가 아니라 4위권 싸움을 하고 있는 팀입니다.
올해 초 사이판에서 모두가 훈련부족을 이야기하던 그때에 밤늦게까지 라이트를 켜놓고 지옥훈련을 하던팀이 있었습니다.
바로 LG였죠. 과연 지옥훈련이 정답일까요?
물론 지옥훈련이던 자율훈련이던 어느쪽이 정답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조금이라도 원하는 성적이 나오질 않으면 굴려야한다고 이야기하는 그 구시대적 발상은 이제 좀 벗어날때도 되지 않았나요?
부탁합니다.
자이언츠의 마지막경기가 끝나고 나면 올시즌 무엇이 부족했는지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돌이켜보고 생각해볼 시간은 많습니다.
하지만 선수들이 마지막싸움을 하고 있는 지금만큼은 응원을 보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최소한 마지막까지 포기하지않고 응원하겠다는 사람들 방해라도 하지말고 포기하려면 조용히 포기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전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으면 팬들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그 말을 지키고 싶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