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지난주말 삼성전만 해도 나름 차분한 마음으로 경기를 지켜봤었는데 어제 히어로즈전같은 경우 팀의 4강이 좀 더 가시권에 들어온 상황이라 그런지 경기가 시작되는 시간이 다가올 수록 점점 심장이 조여오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리고 그 긴장감은 올 시즌 제가 본 홈런중 가장 멋진 궤적을 그리면서 사직 밤하늘을 날아간 대호의 홈런이 나오고 나서는 흥분의 두근거림으로 바뀌었습니다.

지난 주 한화전을 패했을때만 해도 자이언츠의 4강은 물건너갔다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었고 거의 삼성의 진출이 확정적인것같은 분위기였는데 주말 삼성전을 기점으로 기적과같은 부활을 이루어낸 자이언츠...이제는 자력진출이 가능한 상황까지 왔고 어제경기까지 이기면서 삼성보다 한걸음 더 앞선 위치까지 왔습니다.

아직 남아있는 경기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너무나 중요한 히어로즈전이라 매우 긴장되고 이겨야한다는 부담감도 심했을텐데 집중력을 잃지않고 멋지게 플레이 하는 모습을 보면서 4강에 한걸음씩 다가가면서 우리선수들도 함께 성장해 나간다는것을 느낄 수 있어 더 기분이 좋더군요.

어린선수도 많고 경험도 부족한 자이언츠에게 있어서 올 시즌 이처럼 치열한 4강싸움의 경험은 쉽게 할 수 없는 최고의 경험이 될것이고 거기에 4강에까지 진출할 수 있다면 선수들 스스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게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이언츠는 가장 중요한 순간 흐름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1. 영웅을 무너뜨린 한방.

1회초에 1실점 한 이후 그 점수 그대로 경기가 끝날거라는 생각을 하진 않았지만 경기초반 이현승의 공은 결코 공략하기 쉬워보이지 않았습니다.
좌우 코너워크도 훌륭했고 주심이 우타자 몸쪽에 후한 판정을 하면서 좌완투수에게는 최고의 상황이었거든요.

1점을 선취한 히어로즈가 추가 득점을 하느냐 아니면 자이언츠가 동점 혹은 역전을 먼저 하느냐에 따라 경기의 흐름이 완전히 뒤바뀔 수 있는 상황.
첫타석에 몸쪽으로 붙인 직구에 제대로 스윙도 해보지 못하고 삼진으로 물러났던 대호가 루상에 주자가 두명있는 상황에 타석에 섰습니다. 그리고 전타석에 당했던 직구를 염두에 두고 있었던 듯 가운데로 몰린 직구를 최고의 스윙으로 걷어올리더군요.
그야말로 맞는 순간 '이건 장외홈런이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대단한 홈런이었습니다.

사직의 외야로 새까맣게 날아간 대호의 타구는 비록 예상처럼 장외홈런이 되지는 않았지만 외야스탠드 상당에 떨어지면서 자이언츠에게는 승리의 예감을...그리고 히어로즈에게는 이겨내기 힘든 데미지를 주는 홈런이 되었죠.

어제 포스팅에서도 이야기한것처럼 경기전 대호가 훈련하는 모습을 보면 그날의 활약을 어느정도는 예상할 수 있습니다.
어느선수나 컨디션에 따라 표정이 좋거나 나쁘거나 하는 부분은 있겠지만 대호같은 경우 표정과 컨디션에 따라 자신의 성적뿐 아니라 팀의 성적까지 예상가능하거든요.
그런면에서 어제 경기전 대호를 보았을때 올 시즌 그 어느때보다 밝고 기분이 좋아보였다는 점에서 경기에 대한 기대를 가지기에 충분했습니다.

경기가 끝난 후 자신의 홈런에 대해서 홈런을 쳐서 기분좋은것보다 팀이 이겼다는게 기분좋다면서 흐뭇해 하는 대호는 역시 자이언츠의 심장다운 선수입니다. 대호가 살아나면 자이언츠는 자연스럽게 살아날 수 밖에 없죠.
여전히 허리통증은 안고 경기에 출전하고 있지만 남아있는 경기에서도 어제의 그 느낌을 잊지않고 멋진활약 해줄거라 기대해봅니다.

보고 또봐도 질리지 않는 대호의 홈런장면!!


2. 너무나 기다렸던 승화의 활약.

언제나 승화가 경기에 출전할때마다 승화의 활약을 기대하는 자이언츠팬들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성실하기로 유명하고 수비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이기에 타격에서만 자기몫을 해준다면 리그에서 손꼽히는 중견수가 될거라는 기대때문이죠.

어제는 바로 그런 기대를 가지고 있는 팬들에게 올 시즌 최고의 하루가 되었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2루타 두개를 때려내면서 2안타 1타점 1득점 1도루로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었거든요.
특히 4회말 2루주자 성우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2루타를 때려내고 클락의 실수에 3루까지 내달리는 장면은 경기에 쐐기를 박는 멋진 활약이었습니다.

멋진 활약을 펼쳤음에도 경기가 끝나자마자 배트를 어깨에 들쳐메고 실내 타격연습장으로 향하던 승화는 07년에 이현승의 공을 잘쳤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이현승의 투구에 자신의 타격이 잘 맞았다면서 2안타로 활약해서 기분좋은것보다 마지막 타석때 주자를 3루에 두고 타점을 올리지 못했던 장면을 아쉬워하더군요.

지금처럼 플레이 하나하나가 경기에 크나큰 영향을 끼치고 경기의 승패에 따라 한경기마다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이런 시점에서 승화처럼 수비가 좋은 선수가 타격까지 쏠쏠한 활약을 펼쳐주는것은 정말 큰 힘이 됩니다.
주찬이 외에도 빠른발을 가진 선수가 상대의 수비진을 흔들어 줄 수 있다는 옵션까지 생기니까요.

승화스스로도 어제경기의 활약을 바탕으로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으면 좋겠네요.
타격에서 제몫을 해주면서 중견수자리에 확실하게 자리잡아주길 기대하는 팬들이 너무나 많거든요.ㅎㅎ
오늘도 승화의 멋진활약을 기대해봅니다.



3. 단 한개의 송구로 승리를 불러오다.

3대1로 앞서나가던 5회 어렵게 마운드를 지켜나가던 원준이에게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황재균을 볼넷으로 내보내고 2번타자 김일경에게 행운의 안타를 내주면서 1사 1, 3루가 될 상황에 처한것이죠.
2점차의 리드상황이었기 때문이 따라잡히는 점수를 주게될 경우 이후 경기는 매우 힘들게 진행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행운의 안타가 된 타구를 잡은 가르시아는 1루주자가 오버런 한것을 보고 마치 3루로 던질것같은 동작을 취하다가 갑자기 1루를 향해서 번개같은 송구를 날렸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송구가 3루로 갈것이라 예상했던 1루주자 김일경은 허무하게 아웃되고 말았죠.
1사 1, 3루가 되어야할 상황에서 2사 3루로 상황은 변했고 덕분에 원준이는 부담스러운 이택근과 무리하게 승부하지 않고도 5회를 무실점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어제경기에서 가르시아가 타석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수비에서 여러차례 멋진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자신의 가치는 공격만이 아니라는것을 다시한번 보여주었죠.
타석에서 30홈런 100타점이 가능하고 수비에서도 안정된 포구와 리그 최고의 강견으로 주자를 잡아내는 능력이 있는 가르시아는 반드시 내년시즌에도 함께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만한 외국인 선수가 또 어디있겠어요..ㅎㅎ

마치 3루로 던질것처럼 해놓고 1루로 던지는 완벽한 훼이크동작!!


4. 절대 무너지지않는다.

어제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되면서 개인통산 시즌 최다승을 올리게 된 원준이는 기록을 세웠다는 기쁨 보다는 어제경기의 투구내용이 좋지않았다는데 불만인 표정이었습니다.
내용이 엉망이었다면서 그렇게 엉망인데도 1실점밖에 하지않은것이 그저 신기할따름이라고 이야기하더군요.

하지만 그렇게 힘든 내용의 투구를 하면서도 와르르무너지지않고 실점하지 않는 그것이 바로 선발투수가 갖추어야할 능력중 하나입니다. 원준이는 계속 성장하고 있는것이죠.
최근 쏠쏠하게 재미를 봤던 서클체인지없이 원하는대로 제구가 잘 되질 않아 거의 던지지 않은 상태에서도 슬라이더와 직구를 이용해 우타자 몸쪽을 철저하게 공략해 여러차레의 위기를 넘기고 팀이 이길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준것만으로도 어제 원준이는 칭찬받을만 했다고 전 생각하거든요.

원하는대로 제구가 잘 되지 않으면서 비록 볼넷을 7개나 허용하긴 했지만 반드시 이겨야한다는 부담감이 가득했을 경기에서도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켜준 원준이는 승리투수의 자격이 충분했습니다.
경기전 상대팀을 분석하고 메모하는것에 대해 이렇게 적어도 막상 마운드에 올라가면 기억이 잘 안난다고 겸손한 말을 하는 원준이지만 이런 노력 하나하나가 분명히 원준이가 성장해가는데 큰 밑거름이 될거라 믿습니다.

원준아 13승 축하한다!!

원준이의 이런모습이 더 발전하는 밑거름이 될거라 믿습니다.


3연승을 모두 4강 경쟁팀을 상대로 이루어냈다는 점에서 단순히 3연승 이상의 의미가 있고 경쟁팀에 큰 데미지를 주었다는것은 분명합니다.
아마 우리가 그러했듯이 삼성도 우리의 경기를 지켜보면서 가슴졸였고 결과에 탄식했겠죠..ㅎㅎ
오늘도 부디 경쟁팀이 탄식할만한 멋진 경기로 승리하길 기대합니다.

지금의 자이언츠는 후반기들어 무너져가던 그 자이언츠가 아니라 6, 7월 경이적인 승리를 해 나가던 바로 그 자이언츠의 모습이거든요. 분위기를 타고 자신감을 가지기 시작한 우리선수들에게 두려운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자이언츠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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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주술사 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