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순간 수많은 자이언츠팬들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애킨스의 투구가 있긴했지만 어쨌든 해피엔딩이었기에 너무나 행복한 밤이었습니다.
올시즌 25세이브를 해오면서 블론이 단 두개밖에 되지 않는 기록을 봐도 알 수 있듯이 애킨스는 세이브상황에서만큼은 내용이 어떠하든 실패를 잘 하지 않는 선수죠. 하지만 이런 장면은 보고 또 봐도 절대 적응이 되지 않습니다.

어제 경기에서도 보명이의 호수비로 인해 한차례의 위기를 넘기고도 만족하지 않고 결국 만루상황까지 만들어놓고서야 경기를 마무리할 생각이 들었던 우리의 '애간장' 애킨스...막을거야..막을거야 이러면서 보긴했지만 정말 심장이 녹아내리는 기분이었습니다. 결국 클락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내고 경기가 끝난 후 장비를 챙기고 있는 성우에게 마지막 순간 긴장되지 않았냐고 물었더니 성우는 "그러려니 했어요 맨날 저러다 막잖아요"라고 애킨스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더군요.

자이언츠의 다이나믹하고 파란만장했던 올시즌을 압축해서 보여준듯한 애킨스의 극한똥줄야구덕분에 팀은 결국 4연승..
자이언츠는 또 한걸음 가을야구에 다가섰습니다.

1. 에이스의 조건.

선발로 경기에 나선 정훈이의 컨디션은 평소보다 많이 안좋아보였습니다.
히어로즈 타자들이 가능하면 빠른 카운트에 승부를 보려는듯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1회와 2회를 생각보다 손쉽게 막아내긴 했지만 정훈이는 특유의 제구력을 살리지 못하고 계속해서 불리한 볼카운드에 몰렸고 평소보다 볼넷도 많이 내주는등 어렵게 경기를 풀어갈 수 밖에 없었죠.

그런 와중에서도 정훈이는 계속 주자를 내보내긴했지만 결국 7.2이닝 동안 2실점(자책점1점)이라는 훌륭한 결과로서 승리를 거두고 14승으로 다승 공동 선두에 올랐습니다.

선발투수가 한시즌을 보내면서 30번 남짓 등판을 하게 되는데 언제나 컨디션이 좋을 수는 없습니다.
피로한 날도 있을것이고 때로는 잔 부상으로 인해 통증을 안고 던져야 하는 날도 있을 수 있죠.
하지만 에이스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투수들의 공통점을 보면 자신의 컨디션과 상관없이 일정 수준이상의 투구를 꾸준하게 해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올 시즌 비록 부상으로 인해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결국 시즌아웃이 되어버린 우리의 민한신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죠.

그런면에서 볼때 어제 경기에서 보여준 정훈이의 투구는 장래 자이언츠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가야 할 선수로서 올시즌을 통해 많이 성장했다는것을 느낄 수 있었던 투구였습니다.
시즌 중반 한참 부진할때 올해 자신이 던지는 경험은 모두 공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던것이 바로 엇그제 같은데 이렇게 멋진 투구로서 다승 선수를 달리는 정훈이를 보게 되다니...정훈이는 참 대단한 선수라는 생각이 듭니다.

남은 등판에서도 꼭 승리를 따내고 다승왕이 되길 기원합니다.

정훈이의 이 포크볼은 언제봐도 일품입니다.


2. 팀을 살린 호수비.

9회 1점의 리드를 지키기위해 마운드에 오른 애킨스.
애킨스가 마운드에 오른것만으로도 전 심호흡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과와 상관없이 애킨스가 마운드에 올라있는 동안 심장에 무리가 가게 될것이라는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결국 애킨스의 잘못은 아니지만 기혁이의 에러로 인해 주자는 1루...그리고 타석에는 자이언츠만 만나면 저승사자로 돌변하는 전준호...다시한번 심호흡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애킨스의 투구를 아주 훌륭하게 밀어진 전준호의 타구는 좌익수쪽의 안타가 될것처럼 빠르게 날아갔고 그것이 안타가 된다면 최소 무사 주자 1,3루의 절체절명의 상황으로 이어지게 될 상황이었죠.
하지만 그순간 보명이는 몸을 날려 멋진 다이빙캐치로 그 타구를 걷어냈고 빠르게 자세를 잡고 일어나 3루를 향해 뛰던 송지만을 태그아웃 시켰습니다.

보명이의 이 호수비는 작게는 경기의 리드를 지키는 호수비였고 좀 과장해서 이야기 하자면 이효봉 해설위원의 말처럼 팀의 4강을 결정짓게될 중요한 호수비가 될 수도 있는 정말 의미있는 수비였습니다.
만약에라도 그장면에서 동점 내지는 역전을 허용하고 팀이 패했다면 현재 유리한 고지에 있지만 한창 살아나는 팀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될 수도 있었으니까요.

보명이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보명이의 그 수비가 없었다면 아마도 새벽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오는 시간이 정말 끔찍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팀의 승리를 지켜낸 보명이의 호수비!!


3. 포스트시즌의 비밀병기가 될것인가.

작년시즌 가장 사랑받은 선수중 한명이었던 손광민.
이러저러한 이유로 인해 올 시즌 손아섭으로 개명하고 자신있게 시즌을 맞이했지만 아섭이에게 올시즌은 시련의 한해가 되었습니다. 의욕이 너무 앞섰던것인지 계속된 부진에 결국 2군으로 내려갈 수 밖에 없었고 시즌 중반에는 정준이의 대활약과 함께 점점 잊혀져가는 선수가 되어가는듯 했죠.

하지만 2군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아섭이는 자신을 더 단단하게 단련시키고 있었나봅니다.
후반기들어 1군에 복귀한 후 팀 자체 청백전에서 보여준 아섭이의 매서운 스윙을 보면서 후반기에 팀에 도움이 되겠구나 싶었는데 어제경기에 선발 좌익수로 나와 2안타를 때려내며 팀 승리에 일조하더군요.

주위에서 이름바꾼게 효험이 없는게 아니냐고 놀려도 자신은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을만큼 2군에서 최선을 다해 훈련했고 언젠가는 그 결과가 나올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는 아섭이.
지금 컨디션이 괜찮은데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해 아쉽다면서 지금이 시즌초였다면 얼마나 좋겠냐고 아쉬움을 나타내더군요.

분명 아섭이의 말대로 지금은 시즌이 끝나가는 시점이지만 어제경기처럼 멋진 활약을 해줄 수 있다면 그 실력을 보여줄 무대는 분명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포스트시즌이죠. 작년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아섭이가 멋지게 활약했던것을 전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직 자이언츠의 포스트시즌진출이 결정된것은 아니지만 올해도 포스트시즌을 가게 된다면 아섭이가 작년처럼 또한번 멋진 활약을 보여줄거라는 기대감이 드는군요.

아섭이가 계속 이렇게 밀어칠 수 있다면 앞으로도 좋은 활약을 기대해봐도 될듯 합니다.


4. 주처님의 농군패션.

어제경기에서 눈에 띄는 장면은 바로 주찬이가 양말을 올려신고 경기에 출전한 모습이었습니다.
한번도 그런모습을 보여준적이 없었던 선수라 더 눈에 띄었죠.
그리고 근성있는 플레이를 보여주겠다는 의미를 담고있는 스타일이라 그런지 어제경기에서 주찬이는 2안타를 때려내며 맹활약 했습니다.

경기가 끝난 후 왠일로 농군패션을 다했냐고 물어봤더니 "성환이형이 이렇게 하고 뛰면 2안타 칠거라고 해서 했는데 진짜 2안타 쳤네요"라고 하더군요.
조주장의 권유로 인해 팬들에게 선보인 농군패션이 효험이 있었나봅니다..ㅎㅎ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도 농군패션과 함께 매일 2안타씩 부탁합니다. 주처님...굽신굽신..

농군패션으로 법력충전!!!


어제경기로서 2009년 사직에서의 홈경기가 모두 끝났습니다.
그 어느 해보다 사연도 많고 탈도 많고 천국과 지옥을 오갔던 한해였는데 이제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것이 아쉽기도 하고 우리선수들에게 고맙기도 하고 기분이 참 묘합니다.
이제 남아있는 4경기에서 후회없는 경기를 펼치고 포스트시즌에 다시 사직에서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주길 바랍니다.

심야버스를 타고 서울로 돌아와 글을 쓰다보니 많은 내용을 쓰지 못했네요. 이해바랍니다.
이제 눈을 좀 붙이고 다시 잠실로 출동해야죠...ㅎㅎ
자이언츠 화이팅!!
 
모든 움짤은 아프리카 베베님의 방송을 녹화해서 제작한것을 알려드립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Posted by 주술사 둠씨